온순한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겁을 먹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사람 손을 많이 탔다는 건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버려지는 데에 익숙해진 녀석들은 새로운 애정을 구걸하며 헤프게 웃음을 흘렸다. 살기 위해 짓는 웃음이 얼마나 슬퍼 보이는지도 모르고.

 가장 예쁜 녀석을 고르겠다고 결심했었다. 뽀얗고 귀여워서 보고 있으면 자꾸 만지고 싶은 그런 녀석으로. 하지만 펫을 고르는 일은 옷을 사는 것과는 달랐다. 예쁜 것과 별개로 마음이 가는 녀석은 따로 있었다.

 엄마 나 저걸로 할래.

 밥 많이 먹겠네. 내가 고른 녀석을 보더니 아빠는 불만스레 말했다. 내가 고른 건 커다랗고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녀석이었다. 어쨌든 뽀얗긴 했다. 자세히 보면 귀여운 구석도 있었다. 사모예드 같다. 엄마는 말했다. 나는 고갤 끄덕여 동의했다. 귀가 달려 있었다면 축 처져 있을 것만 같은 인상이었다. 분명히 웃고 있는데 눈빛이 쓸쓸해보였다.

 물러서세요. 점원이 다가와 창살을 열고 녀석을 꺼냈다. 우리에 갇혀 있을 땐 몰랐는데 나란히 서자 나보다 키가 10cm는 더 컸다. 점원은 녀석의 어깨를 눌러 키를 줄였다. 전자 목걸이에 검지를 대고 지문을 인식하자 자그마한 액정에 깜박이는 커서가 나타났다. 이름을 입력하세요. 나는 잠시 궁리하다 자판을 눌렀다. 띠리릭-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합법적으로 내가 주인이 되었음을 알리는 소리였다. 그제야 점원은 누르고 있던 녀석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안녕, 다니엘.

 무덤덤한 인사에 다니엘은 그저 웃기만 했다.





 죽음에 가까워진 인간은 바라는 게 적어진다. 몸만 안 아프면 그만이다. 밥은 약을 먹기 위해 먹는 것이고 맛을 따지는 건 사치가 된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아픈 게 나으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그러니 내가 펫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건 실로 오랜만에 생긴 구체적 욕망이었다.

 휴먼펫이 갖고 싶어요.

 평서문의 탈을 쓴 명령문이었다. 부모님은 반대했다. 휴먼펫은 돈이 많이 들고 혼자 두면 위험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의사인 부모님은 돈이 많았고 몸이 아픈 나는 남는 게 시간이었다. 나는 먹던 약도 팽개쳐가며 끈질기게 졸라댔다. 불효도 그런 불효가 없었다.

 이런 게 왜 갖고 싶다는 거야?

 거실 구석에 조용히 몸을 말고 있던 다니엘을 툭 걷어차면서 아빠는 불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 마요. 나는 다니엘을 끌어 안고 방으로 데려왔다. 집에 데려온 후로 다니엘은 쭉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가 미움 받고 있다는 걸 아는 눈치였다.

 그러고 있지만 말고 뭐라도 좀 해봐.

 나는 나대로 다니엘이 쫄아 있는 게 싫어서 툴툴거렸다. 그래도 밥값은 해야지. 면박을 주자 실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재밌는 거 보여줘.

 다짜고짜 명령을 내리자 다니엘은 뭐가 마려운 강아지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뒷머리를 벅벅 긁더니 우스꽝스러운 동작 몇 가지를 보여줬지만 하나도 웃기질 않았다. 망했어.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숨을 쉬었다. 아빠 말이 맞았다. 크고 비싼 쓰레기를 샀네. 제대로 돈지랄을 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왜 예전 주인에게서 버림받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내가 몇 번째야?

 순수한 호기심에 물은 건데 다니엘은 또 다시 머리를 긁었다. 펫 주제에 녀석은 참 곤란한 것도 많았다. 손가락 몇 개 구부려 알려주면 될 일인데 굳이 종이와 펜을 찾기에 노트를 건네주었다.

 말하고 싶지 않아.

 나는 다니엘이 적은 삐뚤빼뚤한 글씨를 어처구니없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왜? 되물어도 다니엘은 고개만 저었다. 물 흐르듯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답답했다. 휴먼펫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전자 목걸이라고 부르는 도톰한 초커 모양의 세이프티 가드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심박을 측정해 펫이 짖거나 난폭하게 굴면 전파가 흘러나와 기절시킬 수 있게끔 특수하게 고안된 장치였다.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거나 하다 못해 코를 심하게 골아도 감전될 위험이 있었다. 속삭이는 정도로 말을 하는 건 괜찮았지만 그럼에도 다니엘이 아예 말을 않는 건 언젠가 방심하다 크게 감전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거다.

 이 자식이 감히 주인한테. 혼난다. 으름장을 놓고 협박해도 다니엘은 고개만 저었다. 내가 어리다고 우습게 보나. 화가 나서 서랍을 뒤져 리모컨을 꺼냈다. 펫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쓰라고 점원이 준 것이었다. 1단계 버튼을 누르자 파지직 소리가 나더니 목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다니엘은 생선처럼 몸을 팔딱이며 세게 몸부림을 쳤다. 깜짝 놀라 리모컨에서 손을 뗐다.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닌데. 그 정도로 고통스러워 할 줄은 몰랐다.

 안 다쳤어?

 미안한 마음에 다가서자 다니엘은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이상한 대치 상태는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미안해. 간신히 소리내어 말하자 다니엘은 머뭇거리더니 노트를 끌어다 글자를 적었다.

 왜 날 데려왔어?

 꾹꾹 눌러 담은 글자에서 약간의 원망이 느껴졌다. 나는 입을 열었다가 그대로 다물고선 펜을 잡았다.

 혼자 죽는 게 무서워서.

 다니엘의 기다란 눈이 위아래로 커진다. 어디 아파? 상하가 반전된 글씨를 바라보며 나는 응, 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디가? 끝없이 질문을 쏟아내며 다니엘은 고갤 갸웃거렸다. 나는 총을 쏘듯 검지로 세워 관자놀이를 찔렀다.

 아파. 여기가. 지금도.

 아. 다니엘은 소리없는 감탄사를 길게 뱉었다. 그리곤 기다란 팔을 뻗어 내 머리를 가만가만 쓰다듬었다. 뇌에 종양이 있단 뜻이었는데, 두통이 있는 줄 오해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을 거였음 진작에 다 나았지.

 오해를 고쳐주려다 그냥 웃고 말았다. 다니엘에게서 배운 슬픈 웃음이었다. 처음으로 우리가 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눈알이 빠지는 상상을 한다. 뒷머리를 톡 하고 건드리면 툭 하고 눈알이 빠져나오는 그런 상상을. 상상을 키운 건 내 머릿속에 혹처럼 돋아난 암세포가 밤톨만 하게 커졌을 무렵이었다. 걸리버가 헤드락을 거는 것 같은 두통이었다. 나는 고통을 참다 못해 교실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워 게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켰다. 정신이 들었을 땐 병원이었다. 손끝으로 더듬더듬 눈두덩을 만져보고 아직 눈알이 제대로 붙어 있단 것을 알았다. 다음 날부터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였지만 실은 친구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 게 창피해서였다.

 그 뒤로도 눈알이 빠지는 고통은 곧잘 나를 찾아왔다. 머리에 헤드락이 걸릴 때마다 나는 욕실로 달려가 문을 잠갔다. 추한 모습을 들키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변기를 붙잡고 헛구역질을 하며 간절히 바랐다. 누군가 내 뒷머리를 톡 하고 건드려주기를. 머리에 박힌 고통을 동그란 눈알과 함께 툭 하고 빼내주기를. 하지만 서늘한 욕실엔 언제나 나 혼자뿐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차가운 타일 바닥에 뺨을 대고서 나는 자주 체념했다. 죽는 게 무섭진 않았다. 다만 지독히도 외로웠던 거다. 죽을 때도 혼자여야 한다는 게.

 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에 벌개진 얼굴을 들었다. 맞다. 집에 다니엘 있었지. 겨우 펫의 존재를 생각해내곤 몸을 일으켰다. 문을 여는데 손끝이 저릿저릿했다. 오늘은 발작이 아니라 마비가 올 모양이었다.

 왜? 마려워?

 하얗게 질린 다니엘의 얼굴을 보며 나는 쿨한 척 말했다. 욕실이 좀 덥네. 땀범벅이 된 이마를 쓸며 주저앉자 다니엘의 시선이 따라 내려앉았다.

 마려우면 빨리 가서 싸. 딴 데 보고 있을게.

 아무리 펫이어도 프라이버시는 있는 거니까. 헛소리를 지껄이며 욕조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서 토할 것 같았다. 나는 지금 놀이기구를 탄 거다. 최면을 걸어도 소용이 없었다.

 근데 그 전에 내 머리 한 대만 때려주라. 눈알 빠지게.

 쿵 하고 몸이 옆으로 넘어갔다. 머리에 충격을 받자 시야가 캄캄해졌다. 와 진짜 눈알 빠졌나 보다. 그런데 왜 아직도 머리엔 헤드락이 걸려 있는 걸까. 눈두덩을 만져보고 싶었지만 뻣뻣해진 팔근육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반대쪽으로도 쓰러져 볼까. 욕실 바닥에 누워서 그런 병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들렸다. 안간힘을 다해 눈꺼풀을 들자 천천히 시야가 개이더니 다니엘의 판판한 가슴과 넓은 어깨가 보였다. 펫이 나를 안고 있었다. 이건 몰랐던 기능인데. 나는 조금 얼떨떨한 기분으로 다니엘에게 안겨 침대까지 왔다. 목에 비해 세이프티 가드가 너무 조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치료를 안 받아?

 상태가 진정되자 다니엘은 기다렸다는 듯이 노트를 펼쳐보였다. 날려 쓴 글자들이 노트 위에서 펄럭거렸다. 나는 노트를 몇 장 앞으로 넘겨 다니엘에게 보여주었다.

 말하고 싶지 않아.

 처음부터 치료를 거부했던 것은 아니다. 케모라고 부르는 화학치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의사들은 내게 아직 희망이 있다 말했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받을수록 이상하게 몸은 점점 더 약해져 갔다. 몸에 있는 나쁜 놈을 죽여야 하는데 좋은 놈들만 죽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아빠는 말해주었다. 이러다간 백혈병이 올 수 있다며 케모를 중단시킨 건 엄마였다. 그 일로 부모님은 심하게 싸웠다. 복도에서 싸우는 소리가 병실 안까지 다 들릴 정도였다. 나는 참다 못해 머리칼을 한 움큼 뽑아쥐고서 복도로 뛰쳐나갔다. 어차피 죽을 거면 대머리는 안 할래요. 그건 치료를 받지 않겠단 뜻이었다. 더는 내게 희망이 없다는 걸 그만 인정할 때가 되었단 뜻이기도 했다.

 치료를 포기하자 부모님은 나를 응석받이로 만들었다. 곧 죽을 자식인데 뭔들 못해주겠느냐는 듯한 태도였다. 나는 희망을 버린 대가로 다니엘을 얻었다. 그러니까 다니엘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휴먼펫이었다. 적어도 우리 가족에겐 그랬다. 다니엘만 그 사실을 몰랐다.

 그러니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네 주인이 그렇게 불쌍하고 가망없는 인간이란 걸. 동정을 받는 건 지긋지긋했다. 펫까지 날 가엾게 여기도록 둘 순 없었다.

 댕글댕글.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보다 다니엘은 침대 맡에 놓인 약봉지를 가져왔다. 그리곤 늘씬한 손가락으로 약봉지를 쿡쿡 찌르며 눈을 꿈벅거렸다. 약? 약 먹으라고? 제대로 맞췄는지 다니엘은 환하게 고갤 끄덕였다.

 내가 아파서 걱정돼?

 종양 때문에 머리가 이상해졌나. 왜 그런 걸 물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후회하는 것도 모르고 다니엘은 부러질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약은 단순한 진통제였고 먹는다고 나아지지는 건 아니었지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물 가져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니엘은 후다닥 달려가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떠왔다. 너 말 진짜 잘 듣네. 나는 컵을 건네받는 대신 다니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다. 그리고 입술에 가볍게 촙 입을 맞췄다. 다니엘의 눈이 커다랗게 동그래졌다. 펫이 말을 잘 들어서 예뻐했을 뿐인데. 그렇게 놀랄 건 또 뭐람.

 앞으로 착한 일 할 때마다 뽀뽀해줄게.

 나는 의젓하게 말하며 물컵을 받아들었다. 그리곤 약 먹는 것도 잊고서 꼴깍꼴깍 물만 실컷 들이켰다. 이상하게 목이 탔다.





 다니엘을 좀 빌려줘야겠다.

 아침 밥상에서 아빠는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빌려주든 말든 갖다 쓰겠다는 투였다. 다니엘은 불안한 듯이 눈동자를 굴려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식탁 밑으로 손을 내려 다니엘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 뭐 그런 뜻이었다. 아빠가 다니엘을 미워하긴 했어도 남을 해칠 성격은 아니었다.

 어디에 쓸 건데요?
 그건 비밀이다.
 안 괴롭힐 거죠?
 괴롭히면 되겠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다니엘은 낑낑대며 아빠를 따라 집을 나섰다. 그리고 정확히 두 시간 뒤 돌아왔다. 나는 현관까지 맨발로 뛰어나가 폴짝 뛰어 다니엘의 몸에 매달렸다. 왜 이제 와. 심심해 죽을 뻔했단 말야. 칭얼대자 다니엘은 헤죽 웃었다. 옷에서 바삭바삭한 햇빛 냄새가 났다.

 뭐하고 왔어?

 다니엘은 소매를 걷어 팔뚝을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주사바늘 자국이 보였다. 너 어디 아파? 놀라서 묻자 고개를 젓는다. 다른 건? 다니엘은 또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기쁜 표정으로 노트에 글자를 적었다.

 산책해서 좋았어.

 다니엘에게 나쁜 일이 생기길 바랐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뾰로통해진다. 나는 다니엘이 없으면 안 되는데 다니엘은 내가 없어도 괜찮은 것 같아 보였다. 나 낮잠 잘 거야. 방해하지 마.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방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밖에서 문 긁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못 들은 척했다.

 점심 때가 되자 엄마가 집에 들렀다. 들고 온 쇼핑백에서 달짝지근한 갈비찜 냄새가 났다. 어제 다니엘이 먹고 싶다고 말했던 걸 기억해두었다가 엄마한테 말했더니 밖에서 사온 모양이었다. 다니엘은 꼴깍꼴깍 침을 삼키며 엄마와 내 눈치를 번갈아 보았다. 먹어. 엄마는 다니엘 앞에 쇼핑백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음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다니엘이란 걸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관심은 갈비찜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다니엘한테 무슨 짓 했어?
 짓이라니. 주사 한 대 놓은 게 다야.
 무슨 주사?
 개발 중인 신약이야. 암세포 죽이는 약.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다. 엄마는 딱히 부정도 안 했다. 다니엘을 임상실험용으로 쓰려 했다니. 화가 나서 뚜껑이 열렸다.

 그거 불법이잖아.
 사람한테 놔야 불법이지.

 펫을 묘하게 깔보는 듯한 말투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다니엘은 뜯던 갈비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다 듣고 있는데 면전 앞에서 교양없이. 다니엘이 맛있게 갈비찜 먹는 걸 보고 싶었는데. 분한 마음에 나는 악을 쓰며 대들었다.

 의사가 그래도 돼? 부끄럽지도 않아?
 지훈이 너를 위해 그런 거야.
 그러다 다니엘까지 아프면 어떡해!
 어차피 니가 잘못되면 다니엘도 죽어.

 그러니까 밥 잘 먹고 약 챙겨 먹고 있어. 열내지 말고. 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더니 엄마는 오후 진료가 있다며 매정하게 병원으로 가버렸다. 진짜야? 씩씩거리다 다니엘에게 물었다. 그걸 왜 다니엘에게 묻고 있는 건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니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궜다. 나는 쿵쾅대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다니엘이 따라 들어오려 했지만 내가 조금 더 빨랐다. 저리 가. 나 아직 너한테 화 안 풀렸단 말야. 유치하게 쏘아붙이곤 컴퓨터를 켰다. 휴먼펫보호법. 검색 버튼을 누르기도 전인데 자동 완성 목록에 휴먼펫 안락사가 보였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검색 결과를 확인하던 두 눈이 뜨겁게 팽창했다. 엄마의 말이 모두 맞았다.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휴먼펫도 안락사를 당했다.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안락사를 피하려면 주인이 살아 있을 때 휴먼펫 등록을 해지해야 했다. 쉽게 말해 파양이었다. 파양된 펫은 보호소로 옮겨진 뒤 분류 작업을 거쳐 분양소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한 달 안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그때도 마찬가지로 펫은 안락사를 당했다.

 씨발 진짜 거지 같네. 뭐 이런 법이 다 있어. 마우스를 던지고 컴퓨터를 발로 걷어차도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있던 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흥분한 탓인지 열이 오르며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또 시작이구나. 지랄 맞은 두통 같으니. 욕을 뱉기도 전에 몸이 기울었다. 쓰러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분명히 넘어지는 건 난데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무너진 세상이 나를 덮쳐오는 기분이다. 오늘따라 기믹은 더했다.

 다니엘.

 부르는 소리가 목구멍에 걸려 부서진다. 혀뿌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발작이었다. 손발이 이상한 각도로 뒤틀리고 눈이 뒤집어졌다. 문이 잠겨 있단 사실이 생각난 건 그 다음이었다. 안 돼. 내가 죽으면 다니엘도 죽어.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쳤다.

 다니엘!

 살려줘. 발음이 부정확해 뒷말은 옹알이처럼 들렸다. 말하다 혀를 깨물었는지 입 안에선 비린 피 맛이 났다. 쾅쾅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다니엘의 얼굴이 보였다. 곧 세상은 까맣게 흐려졌다. 나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이상한 곳으로 굴러떨어졌다. 지훈아.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죽은 할아버지 귀신인 것 같았다. 싫어. 안 죽을 거야. 도리질을 치자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바람 맞은 잎처럼 몸은 위태롭게 팔랑였다.

 미안해 다니엘.

 볼품없는 유언이었다. 내가 죽어버려서, 기껏 데려와 죽게 만들어서, 나는 그게 죽을 만큼 미안했다.





 죽었나. 안 죽었나. 도르르 눈알을 굴리다 익숙한 소독약 냄새에 병원이란 걸 알았다. 나 안 죽었나 보네. 가벼운 실망감과 굉장한 안도감에 스르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천국처럼 사방이 온통 하앴다. 얕은 신음소리를 내자 옆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우와. 내가 죽기라도 바랐는지 눈을 깜박이자 신기하게 쳐다본다.

 뭐야 넌?
 뭐긴 뭐야 사람이지.

 낯선 얼굴의 소년은 불퉁스레 대꾸했다. 손에는 게임기가 들려 있었다. 어디에서 봤더라. 살면서 한 번은 만난 것 같은 인상인데 의식이 덜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니엘은?
 다니엘? 니 펫 이름이 다니엘이야?

 목소리에서 열감이 느껴졌다. 관심이 있단 뜻이었다. 다니엘 어딨는지 알아?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게임기를 정지(Pause) 상태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병실 밖으로 나가 다니엘을 데려왔다. 다니엘! 반가운 마음에 대뜸 부르고 나서야 이상한 것들이 보였다. 다니엘의 두 손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고 목 근처 피부는 생고기처럼 빨갰다. 걸친 옷에선 이상한 탄내가 났다.

 치료해야 한다고 간호사가 잠깐 데려갔었어.
 치료? 다니엘 어디 다쳤어?

 나는 토끼눈을 하고 소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소년은 눈알을 도르르 굴리더니 내 의식이 꺼져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었다. 거실에 엎드려 게임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절박한 상황인 것 같아 내다봤더니 다니엘이 피범벅이 된 팔로 나를 안고 길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고. 소리칠 때마다 전기가 올라 괴로워하면서도 목이 터져라 외치는 걸 보고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데려온 거라고.

 듣는 것만으로도 뼈가 깎이는 듯 고통스러웠다. 나는 울상이 되어 다니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 멍청한 펫은 주인 속도 모르고 헤죽헤죽 웃기만 한다. 팔은 왜 그랬어. 설마 문 부수다가 다친 거야? 목이 메어 묻자 소년의 눈이 동그래진다. 우와, 문을 부쉈대. 쩐다.

 니 펫 죽음이다. 어디서 샀어?
 죽음이란 단어를 그따위로 쓰지 말라고!

 말도 안 되는 짜증을 내면서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갑자기 울어서 옆집 애는 당황한 것 같았다. 뇌에 뭐가 있다더니 진짜 미친놈이었네. 소년은 뒤로 슬슬 물러나더니 병실 밖으로 달아났다. 붕대를 감은 팔을 로봇처럼 움직이며 다니엘은 나를 달래려 갖은 애를 썼다.

 바보야. 그러다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다니엘은 내 손을 잡더니 손바닥을 판판하게 펼쳐 그 위에 글자를 썼다. 손금 위로 다니엘의 손끝이 스칠 때마다 간질간질해 자꾸만 손이 오그라들었다.

 괜찮아.

 아니, 하나도 괜찮지 않아. 손가락을 오므려 글자들을 쥐었다. 간질거리는 느낌이 날아가는 게 싫었다. 내가 우울해 보였는지 다니엘은 코와 뺨을 톡톡 건드리며 장난을 걸었다. 난 정말 괜찮아. 온몸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날 구해줬으니까 오늘은 특별히 큰 상을 줄게.

 상을 주겠단 말에 신이 나서 다가온다. 나는 다니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입술을 겹쳤다. 그리곤 입술을 물고서 혀끝으로 살살 어루만졌다. 그건 머리를 쓰다듬는 것과 비슷했다. 윗입술과 아랫입술. 핑크빛 속살과 촘촘한 주름까지. 나는 공을 들여 어느 곳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다정하게 보듬었다.

 상을 다 받고도 다니엘은 물러서지 않았다. 입술 대신 시선을 얽고서 우린 한동안 그대로 멈춰 있었다. 다니엘의 입술이 다시금 천천히 벌어졌다.

 혼자 두지 않을게.

 바람 같은 속삭임에 몸이 떨렸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니엘은 평소처럼 웃고 있었다.





 경과가 좋지 않네요.

 담당의의 한 마디에 강제로 입원 절차를 밟았다. 뇌 사진을 그렇게 찍어놓고도 부족한지 몇 가지 검사를 더 할 거라고 했다. 그래봐야 돈만 버리는 일이라고 궁시렁댔지만 돌아온 건 잔소리뿐이었다. 하루종일 병실에 누워 있어야 한다니. 감옥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다니엘은 좀이 쑤신 눈치였다. 병실에선 가만히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다니엘이랑 산책 갔다 올게요.

 산책이란 말에 다니엘은 팔짝 뛰어와 나를 안아 들고 휠체어에 앉혔다. 아픈 건 머리지 다리가 아닌데 엄마는 꼭 내가 휠체어에 앉아야만 나갈 수 있게 허락해주었다. 하루에 한 번 주어진 산책 시간이 되면, 우리는 가장 볕이 잘 드는 병원 앞뜰로 나가 시간을 보냈다. 안전한 곳에 휠체어를 세워두고서 다니엘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푸른 잔디 위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따사로운 햇빛 아래 건강하게 달리는 다니엘은 눈이 부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들었다. 아까웠다. 죽기엔 너무 아까운 나이였다.

 최악의 경우 몇 달 못 버틸 수도 있습니다.

 검사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담당의의 말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이렇게 답답한 병실에 갇혀 있으면 누구라도 몇 달밖에 못 버틸 거라며. 의외로 부모님은 담담하게 검사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래도 누구 하나쯤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줄 알았는데. 내 쿨한 성격은 유전이었던 모양이다.

 프랑스에 가 보자.

 담당의가 자리를 비키자 아빠는 조금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죽기 전에 관광이라도 시켜주려는 건가. 됐다고 말하고 돌아누웠다. 혼자 있고 싶었다.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이란 말에 목이 돌아갔다. 아빠는 프랑스에 있는 유명한 뇌종양 수술 전문의를 안다고 했다. 나와 같은 사례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회복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 수술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반 포기 상태였는데 기적적으로 기회가 생겼지 뭐냐. 오늘 아침 이메일이 날아온 것을 확인했다며, 아빠는 답신만 보내면 바로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을 거라 말했다. 확률이 높진 않다지만 그래도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냐. 맞장구를 치듯 엄마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엘도 같이 가?

 물은 건 난데, 부모님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당신이 말해. 아냐 당신이 말하는 게 좋겠어. 눈빛에서 곤란한 일을 떠넘기는 게 고스란히 다 읽혔다.

 프랑스에선 휴먼펫을 기르는 게 불법이다. 프랑스잖아. 인권선언. 알지?

 어깨를 으쓱하며 아빠는 마른 입술을 핥았다. 나는 등을 지고 돌아누웠다. 정말로 혼자 있고 싶었다.





 다니엘. 부르는 소리에 펫이 나를 돌아본다. 가까이 있는데도 멀리 있는 것처럼 실루엣이 아스라했다. 함부로 손을 뻗자 매끄러운 머릿결 대신 붉은 노을이 잡힌다.

 부모님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간 사이, 허락도 없이 다니엘과 병원 밖으로 나왔다. 우리만의 소소한 일탈이었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 노을이 지는 걸 바라보고 있으면 평범한 시한부 환자처럼 센치해질 수 있어 좋았다. 어른들이 솔직해지려 술을 먹는 것과 비슷했다. 오늘 나는 작정하고 취해볼 생각이었다.

 정말 좆 같은 병이야.

 눈이 많이 나빠졌어. 이러다 니가 잘 안 보이면 어떡하지. 나중엔 치매 걸린 노인처럼 기억력도 나빠진대. 널 잊어버리게 될까봐 무서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나는 계속 헛손질이었다. 지켜보던 다니엘이 말없이 내 손을 끌어다 자기 머리 위에 얹어놓았다. 머리를 다 쓰다듬자 내 오른손을 포근히 감싸쥔다. 그건 괜찮다는 뜻이었다. 괜찮지 않더라도 괜찮아질 거라는 그런 뜻.

 프랑스에 가본 적 있어?

 다니엘은 고개를 젓더니 손바닥에 글자를 적었다. ㅋㅐㄴㅏㄷㅏ. 캐나다? 캐나다에 가본 적이 있다고? 놀라서 되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사람이었을 때.

 너도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구나. 당연한 사실에 나는 또 한 번 놀란다. 캐나다엔 왜 갔던 걸까. 무슨 일을 했을까. 진짜 이름은 뭘까. 펫이 되기 전엔 어떤 사람이었을까 다니엘은.

 만약에 내가 프랑스에 가겠다고 하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노을을 등진 다니엘의 얼굴이 어둡게 그늘진다. 나는 눈을 감고 손바닥을 스치는 다니엘의 손끝을 느꼈다.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글자들은 손바닥 위에 내려앉았다.

 할 수 없어. 아무 것도. 나는 펫이니까.

 투명한 글자들이 슬프게 번진다. 다니엘은 어느 순간부터 웃고 있지 않았다. 나는 다니엘의 손을 가져와 손바닥을 펼쳤다. 나보다 손이 커서 진짜 노트 위에 글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가지 말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말하면 들어줄 거야?
 일단 말이라도 해봐.

 느릿느릿한 말싸움이 손바닥 위를 오간다. 다니엘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답답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곤 손끝에 꾹꾹 힘을 주어 글자들을 적었다.

 죽지 마.

 바보. 잡아달랬지 누가 울려달랬나. 깨끗한 패배였다. 더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정말 좆 같은 병이야. 나는 맥없이 중얼거렸다. 해를 삼킨 하늘은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붉게 타올랐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수술 날짜가 잡히자 엄마는 프랑스에서 머물 집을 알아보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병원 일도 그만두었다. 시간이 촉박해 깔끔하게 처리되지 않은 문제들은 근처에 사는 큰고모가 맡아 해결해주기로 했다. 거기엔 살던 집에 세를 놓거나 다니엘을 돌봐주는 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딱 6개월이었다. 내가 고모에게 부탁한 시간은. 그동안은 고모가 나 대신 다니엘의 주인이 되어달라고. 그때까지 나아서 돌아오지 않으면 펫을 파양해도 좋다고. 명절 때나 겨우 얼굴을 볼까 말까한 조카의 무례한 요구를 마음 약한 고모는 너그러이 들어주었다.

 다니엘.

 짐을 정리해 넓어진 집 안에선 작게 말해도 소리가 왕왕 울렸다. 다니엘은 텅 빈 거실 한가운데에 몸을 말고 있다 고개를 들었다. 예전엔 부르면 잘만 달려오더니. 나는 투덜거리며 다니엘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치빠른 다니엘은 헤어짐을 직감한 듯했다. 바라보는 눈빛이 쓸쓸했다.

 내가 여기 없는 동안 고모가 널 돌봐줄 거야. 그 전에 등록 해지를 해야 돼. 그 다음에 고모가 자기 이름으로 등록을 할 거고. 무슨 말인지 알지?

 다니엘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또 주인이 바뀌는 게 싫은 건가. 내가 자길 버렸다고 생각하나. 달래주려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다물었다. 지금 당장은 해줄 수 있는 말이 아무 것도 없었다.

 기다려.

 다니엘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주인의 명령을 따르는 온순한 펫처럼. 곧 방금 한 말을 후회하게 되겠지.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건 진짜였으니까. 그게 내 진심이니까.

 나 반드시 돌아올 거니까 기다려줘야 해.

 끄덕끄덕. 다니엘의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쪼그려 앉은 다니엘의 뒤에 섰다. 세이프티 가드에 지문을 찍자 알림창이 떴다. 연결을 해제하시겠습니까? 예. 띠리릭- 해제가 완료되었습니다. 알림음과 함께 목걸이의 잠금쇠가 열렸다. 생각보다 무게가 묵직했다. 어떻게 이런 걸 매일 달고 다녔지. 목걸이를 빼내자 목 한가운데가 빨갛게 부어 있는 것이 보였다. 예전에 입은 화상이 다 낫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부어오른 목덜미를 만졌다. 볼록하게 솟아오른 아담스 애플에 손끝이 닿자 성대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리고 다니엘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기다릴게. 지훈아.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목소리였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릿해진 시야에 다니엘의 슬픈 미소가 자꾸만 아른거렸다.

 혼자 두지 않을게.

 안녕, 다니엘.







이미 다른 곳에서 보셨을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지만 포스타입에도 올려봅니다.

휴먼펫이란 소재로 다른 단편을 구상하다가 손 가는 대로 후다닥 쓴 글이에요.

첫 녤윙 단편이네요 ㅎㅎ 앞으로 단편 카테고리도 열심히 채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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